폐렴과 간 손상으로 이어진 중병…독일 여행 인플루언서 필리핀서 끝내 사망한 것으로 밝혀져

필리핀에서 열린 새해 전야 파티에서 쓰러진 후 중병을 앓아오던 독일 출신 여행 인플루언서가 지난 3월 끝내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에서 열린 새해 전야 파티에서 쓰러진 후 중병을 앓아오던 독일 출신 여행 인플루언서가 지난 3월 끝내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미러 등 보도에 따르면 독일 솔링겐 출신 바네사 코놉카는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일상을 공유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팬들과 소통해왔다. 그러나 필리핀 보라카이에서 정착하면서 2024년 12월 31일 새해 파티 참석 이후, 폐렴과 심각한 간 손상 진단을 받으며 투병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몇 달 동안 병원에 입원한 채 식사나 보행이 불가능한 상태로 지내야 했으며, 말하거나 스스로 앉지도, 외출도 할 수 없는 극심한 신체 쇠약을 겪었다.

바네사와 브라질 출신 남자친구 페르난도는 함께 'Happiness Crossing'이라는 이름의 인기 여행 블로그 채널을 운영해왔지만, 바네사가 아픈 후 병상 투병기를 기록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팔로워들은 점차 바네사의 피부가 황달로 인해 노랗게 변하는 모습을 보고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지난 2월 20일, 페르난도는 "바네사가 이제 위험한 상태를 벗어났으며, 어머니와 보라카이에서 재회했다. 독일로 돌아가 치료를 받을 수 있을 때까지 며칠 더 머무를 예정"이라고 적었었다.

페르난도는 바네사를 독일로 이송하기 위한 구급 항공기 비용을 마련하고자 고펀드미(GoFundMe) 모금 페이지를 개설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그로부터 불과 2주 만인 3월 7일, 바네사는 끝내 숨을 거두었다.

페르난도는 "바네사의 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에 하나님께서 위로를 주시길 다시 한 번 기도한다"며 사망 소식을 전했다. 그는 이어 "쿠쉬카(Kushka, 애칭), 네가 어딘가에서 이 글을 읽고 있다면, 나에게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쳐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 남이 뭐라고 하든, 꿈을 따라가야 한다는 걸 너는 내게 보여줬어. 영원히 사랑할게. 언젠가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애틋한 추모 메시지를 남겼다.

바네사와 페르난도는 호주에서 처음 만나 인연을 맺었으며, 2022년 12월 필리핀 보라카이로 이주해 함께 정착했다. 이곳에서 두 사람은 활발히 여행 콘텐츠를 제작하며 사랑을 키워왔고 국제적 관심을 끌었다.

급성폐렴이 간기능 손상 동시에 발생하면…심각한 결과 초래할 수도

급성 폐렴이 간기능 손상과 동시에 발생하면 환자는 단기간 내에 회복이 어려운 전신 쇠약 상태로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여행지 등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환경에서는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초기 진단과 신속한 치료 개입이 중요하다.

폐렴은 폐 조직에 급성 염증이 생겨 산소 교환 능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에서는 감염이 폐를 넘어 전신 염증반응(SIRS)으로 확산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간을 비롯한 주요 장기에도 2차 손상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2021년 '란셋 감염질병 《The Lancet Infectious Diseases》'에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심한 폐렴은 저산소혈증과 전신 염증 반응을 유발해 간세포 기능 부전을 초래할 수 있다. 감염성 쇼크에 가까운 상태에서는 간세포 괴사, 담즙 정체(cholestasis) 등이 동반되면서 황달, 대사장애로 이어지게 된다. 급성 간기능 저하는 감염에 대한 방어 능력을 더욱 약화시켜 폐렴 악화를 부추기고 이런 악순환이 빠르게 환자의 전신 상태를 붕괴시킨다.

여행지 환경, 악화 요인이 될 수 있어

여행 중 급성 질환이 발생할 경우, 진단과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도 많다. 세계보건기구(WHO) 2022년 보고서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이나 관광지에서는 의료 인프라 부족으로 인해 중증 감염병의 조기 진단과 전문적 치료가 지연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런 환경은 감염성 질환의 예후에 결정적 악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된다. 필리핀 보라카이와 같은 일부 관광지 지역은 대도시에 비해 중환자실 가용성, 전문 의료진 확보, MRI, CT 등 영상진단 접근성 등이 제한돼 빠른 대응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